그동안 신용카드를 통한 마일리지를 적립해 온 것이 바로 이 대만 여행을 가족들과 같이 가기 위해서였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뜻대로 여행을 갈 수 없게 될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었지만, 그래도 조금 버티고 기다리니 조금씩 코로나가 풀리고, 그 빗장이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대만이 드디어 열렸다.
나는 2017년 대만을 먼저 업무차 가봤었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특권이 있었는데, 그때 대만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착하고, 정도 있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가도 저렴했다. 특히 그 나라의 물가는 휘발유 값에서 많은 것들이 판가름된다고 생각하는데, 2017년에도 한국의 70~80% 수준이었고, 지금도 거의 비슷해서 경비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면서 돌아다니기에는 대만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추천했었다.
여하튼 그렇게 일정을 잡아가기로 했고, 그래도 한 번 갔다 왔던 내 주도로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는데, 내가 미리 점검하고 갔던 것도 있고, 점검했으나 실수하게 된 상황도 있으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잘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대만 가기 전 확인해야 할 것들
1. 설 연휴는 피하자
대만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력설을 쇤다. 조금 무리해서 설 제사를 지내고 바로 대만으로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숙박비가 내가 아는 대만의 숙박비가 아닌, 웬만한 한국 성수기 숙박비로 바뀌어 있는 거다. 게다가 여러 온천들도 죄다 입장료가 천정부지로 솟아있고.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하다가 대만의 설 연휴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23년 기준 대만의 설 연휴는 무려 10일이었다. 1월 20일부터 시작해 1월 29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와 평일이 끼어 있는 경우, 그 평일을 앞 뒤의 주말과 연계해 연휴가 되게 만들고, 대체휴일 제도도 있어 토요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금요일,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이 대체 휴일이 된다. 그쪽 휴일을 생각 못하고 일정을 잡았다가 숙박 비용이 비싸서 돈을 좀 들여 설 연휴 이후로 여행 일정을 다시 잡았다.
참고 : 대만의 휴일
아래 휴일이 겹칠 때는 관광지들이 미어터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행 일정에 참고하도록 하자.
1월 1일 : 중화민국 건국 기념일
춘절 : 우리의 설날 연휴. 음력 12월 말~1월 3일까지다. 나중에 알고 보니 6일~9일 연휴가 많다고.
평화기념일 : 2.2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날. 민주화의 역사에서 대만은 우리와 닮은 구석이 많다.
어린이날 : 대만은 4월 4일이다.
청명 : 4월 4일 또는 4월 5일, 어린이날과 겹치면 4월 3일이 대체휴일이 되지만, 그 대체휴일이 4월 3일(목)인 경우, 4월 5일이 대체휴일이 된다.
단오 : 음력 5월 5일
중추절 : 우리의 추석, 음력 8월 15일.
쌍십절 : 10월 10일. 중화민국 수립의 결정적 역할을 한 신해혁명 기념일이다.
이외에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많이들 쉬는 날은 다음과 같다.
노동절 : 5월 1일
스승의 날 : 9월 28일
행헌기념일 : 12월 25일
그럼 권하고 싶은 때는?
나의 사견임을 전제로, 2월~3월을 추천한다. 정월 대보름 때에 방문하면 여러 가지 이쁜 등이 매달려 있어서 분위기가 한껏 들뜬다. 타이베이의 풍등으로 유명한 스펀 지역에서는 풍등 축제도 있어 엄청난 양의 풍등이 한꺼번에 날려지는 장관도 볼 수 있다고 하니 풍등의 끝을 보려면 이때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물론 엄청난 인파를 마주할 각오도 같이 해야 하겠지만, 아래의 영상을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2월의 타이베이는 흐린 날이 많고 따뜻한 날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다. 4월만 넘어가도 습한 우리나라의 8월 여름을 기대케 하는 날씨들이 당신을 푹푹 찌게 할 거라는 현지 친구의 코멘트도 함께...
2. 고속전철 THSR 표를 구입하고 다른 것들을 준비하자
요즘은 타이베이에만 머무는 경우 보다도, 대만의 아랫동네인 타이중, 예전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수도였던 타이난(정말 강추하는 곳),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 같은 가오슝까지도 여행지로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유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숙소부터 교통, 통신, 액티비티까지 구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여행사이트 클룩 KLOOK에 가보면 요즘 대만 고속전철 1+1 이벤트를 한다. 한 장 사면 한 장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이니 확 눈이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저것을 덥석 물어 표를 구입할 때 아뿔싸 했던 것이, 저 상품을 구입하고 나면 여러 가지 할인 쿠폰을 주는데, 그중에 쓸만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대만 LTE 유심 20% 할인, 푸드 10%, 액티비티 20% 할인 등... 생각보다 많은 혜택이 있는 쿠폰들이 주어지는데, 나는 이미 이것들을 다 구입해 놓은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THSR 열차 티켓을 구입해서 결론적으로 주는 쿠폰을 하나도 못 썼다. 이 THSR 1+1 행사가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 중 대만 타이베이 밑 지역으로 고속전철 타고 갈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나와 같은 안타까움을 발생시키지 말고 대만 고속철도부터 예매한 후 받은 쿠폰을 적용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다른 것들을 즐기시길 바란다.
* 주의 : 위의 1+1 할인 행사는 오직 내려가는 편도만 가능하다. 올라올 때는 제값 주고 와야 한다는 사실.
3. 대만관광청 인스타를 체크해 보자.
대만관광청이라 뭔가 딱딱한 느낌이지만, 위에 얘기했던 고속전철표 1+1 이벤트도 이곳에서 먼저 알았을 만큼, 직관적인 사진과 영상으로 정보를 주는 페이지라 생각 외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개그맨 김재우 씨와 부인이 같이 모델로 하는 콘텐츠도 있다.